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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 희귀병 치료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에 도전

이승용 기자 romancer@businesspost.co.kr 2018-08-20 15: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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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가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인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솔리리스는 희귀 난치성 질병인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PNH)의 유일한 치료제인데 2021년 특허가 만료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 삼성바이오에피스, 왜 희귀병치료 바이오시밀러 개발하나

20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인 ‘SB12’를 개발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희귀병 치료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에 도전
▲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대표이사 사장.

삼성바이오에피스 관계자는 “바이오시밀러는 임상2상이 면제되기에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임상1, 3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솔리리스는 미국 알렉시온이 개발한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치료 바이오의약품인데 2021년 특허가 만료된다.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은 적혈구 세포막을 구성하는 염색체에 돌연변이가 생겨 적혈구가 손상돼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다. 국내 환자 수는 300명이 안 되고 다른 나라에서도 환자 수가 많아봐야 수백 명 수준이다.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은 통증이 불시에 찾아오기 때문에 환자들은 사회생활이나 직장생활을 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고 대부분 집에서 고립된다.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환자들은 5년 이내 사망률이 30%에 이르는데 주로 혈전증이 일어나 사망한다고 알려져 있다.

골수 이식이 유일하게 완치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지만 골수이식 공여자를 구하기가 쉽지 않고 이식 수술하더라도 20%가량은 합병증으로 사망한다.

솔리리스는 현재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치료제다. 완치는 아니고 당뇨병 환자가 인슐린 주사를 맞는 것처럼 주기적으로 정맥주사를 맞아야 한다.

솔리리스 약효는 확실하다. 솔리리스 주사를 맞는 환자는 생존율과 증상 등이 정상인과 차이가 거의 없으며 부작용이 있거나 약이 듣지 않는 환자들도 극히 드물다.

문제는 가격이다. 솔리리스는 1병당 가격이 736만 원으로 환자 1명당 1년치 약값이 약 5억 원에 이른다. 미국은 연간 비용이 7억 원을 넘는다. 솔리리스는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약으로 알려졌다.

솔리리스는 희귀병 치료 효과가 확실하고 대체제가 없어 세계 40여 개 나라에서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 이 덕분에 솔리리스 글로벌 매출은 30억 달러에 이른다.

우리나라 환자들도 건강보험 덕분에 연간 400만 원만 내고 솔리리스 치료를 받고 있고 나머지 비용은 모두 국가가 부담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건강보험 적용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엄격한 심사를 받아야만 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솔리리스는 워낙에 고가라 재정 부담 때문에 환자들의 절반가량만 건강보험 적용을 받고 있다”며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한다면 국내 모든 야간혈색소뇨증 환자들이 건강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삼성바이오에피스, 8번째 바이오시밀러로 도약의 발판 마련할까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하게 된다면 삼성바이오에피스의 8번째 바이오시밀러가 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 희귀병 치료 '솔리리스'의 바이오시밀러에 도전
▲ 알렉시온의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 솔리리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까지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플릭사비’,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 ‘온트루잔트’,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 ‘임랄디’,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 ‘루수두나(SB9)’ 등을 개발해 판매 허가를 받았다.

‘아바스틴’의 바이오시밀러인 ‘SB8’과 ‘루센티스’의 바이오시밀러 ‘SB11’은 현재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베네팔리’를 제외하고는 마땅히 시장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품목이 없다.

플릭사비는 셀트리온과 경쟁에서 밀렸으며 온트루잔트 역시 판매 시작 단계다. 임랄디는 올해 10월 유럽에서 특허가 만료되는데 글로벌 제약사들과 치열한 시장 선점 경쟁을 펼쳐야 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2분기부터 분기별 매출이 평균 800억 원 수준에서 정체돼 있다. 베네팔리 외에 마땅한 매출원이 없기 때문이다.

바이오시밀러 1종을 개발하는 데는 2천억~3천억 원의 비용이 들어간다. 이 때문에 현재까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성적표를 놓고 보면 개발비 회수를 기대할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시장 침투에 성공한다면 매출 성장은 물론 수익성 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솔리리스가 워낙 고가여서 바이오시밀러 가격도 비교적 높게 받을 수 있다. 보험급여와 평생 투여라는 점 때문에 수요도 탄탄하고 장기적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성공해 가격을 낮춘다면 각국 정부의 적극적 지원 아래 오리지널시장을 빠르게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솔리리스 오리지널도 치료 대상을 확대하며 시장 규모를 계속 키우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개발 기대를 한층 높이고 있다.

솔리리스는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를 넘어 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aHUS), 불응성 전신 중증 근무력증(gMG) 등으로 적응증(치료 항목)을 계속 넓히고 있다.

이 덕분에 솔리리스 매출은 매년 10% 이상 고성장하고 있다. 2020년에는 매출 50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솔리리스 바이오시밀러가 개발되면 오리지널처럼 비정형용혈성요독증후군과 불응성 전신 중증 근무력증 치료에도 적용이 된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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